신임 보도본부장은 ‘낮은 사회적 신뢰도 및 영향력 제고’ ‘찾아오는 시청자를 거느리지 못한 뉴스라는 한계 극복’을 당면한 최대 과제로 꼽았다. 공정방송실천위원회는 12월 한 달 간 뉴스모니터링을 통해 SBS 뉴스의 현재를 진단했다.

 

’원칙’의 재조명…강조

“원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는 두루두루 무난하게 적용하는 보도 프레임이다. SBS에도 보도준칙 등 지켜야 할 원칙이 많지만 정작 필요할 때 원칙대로 하기란 쉽지 않다. 12월 18일 샤이니 종현의 비극적인 죽음 소식을 전한 SBS 뉴스는 다음날 자살 보도 기준에 의거, 속보 보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보도본부 내에서 비교적 풍성한 논의가 오갔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발생한 제천 화재 참사 보도에서도 재해 재난 보도 준칙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는 것 또한 평가할 만하다.

 

종교인 과세, 환경미화원 연속 보도 등 ‘우리만의 보도’

SBS는 ‘종교인 과세’ 특혜를 11월 하순부터 지속적으로 비판 보도했다. 그 동안 일종의 성역이었던 ‘종교’ 관련 이슈를 적극 보도함으로써 총리의 보완 지시를 이끌어낸 것도 성과다. 환경미화원의 열악한 근무실태를 조명하는 연속 보도는 통상적인 기획 보도에 그칠 수 있었으나 8회에 걸쳐 끈질기게 다뤄 소구력 있었다. 특종, 단독만이 아니라 묻혔거나 흘러간 이슈를 발굴하고 끈기 있게 제기하는 보도가 경쟁력과 의미를 동시에 갖췄다는 걸 입증한 사례라고 본다.

 

공급자 시각의 뉴스… 맥락 설명이 부족

12월 7일에는 트럼프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 발언에 대해 톱으로 두 꼭지 보도했다. 외부모니터단 지적처럼 “그래도 부족”했고 “사전 지식이 없는 시청자는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엔 시위 상황 위주로 1분 40초 보도에 그쳤다. 해설이 부족했다. 현재도 진행 중인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 관련해 많은 특종이 있었지만 최근엔 단발성 기사 위주였다. 기자들로써는 “이미 여러 차례 다룬 내용”, “얼마 전 보도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시청자들도 그럴지 의문이다. SBS를 비롯한 타사의 특종을 JTBC가 자신들의 의제로 가져가는 솜씨를 우리는 세월호 연속 보도나 5.18 이슈 등에서 목격한 바 있다. ‘찾아오는 시청자’를 거느리기 위해 참고할 만하다.

 

성역이 없다지만… 소극적 대응 유감

국정농단 사태 이후 그간 청와대와 대통령 기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이에 대한 반성적인 논의도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이후 SBS의 보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과거보단 낫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소극적 대응은 여전하다는 게 공방위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방문 논란에 대해 SBS는 MBC의 12월 11일 단독 보도, 조선일보 18일 단독 보도 이후에야 공방 수준으로 보도했고 21일 기자 출연으로 다뤘을 때도 상황 정리에 그쳤다. 그 사이 발생한 문재인 대통령 방중 당시 기자 폭행이나 홀대론에 대해서도 보도에 소극적이었다. 자사 관련 이슈 역시 조심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지난 4일 ‘논두렁 시계’ 진상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 신임 본부장과 보도국장은 편집회의를 통한 공식 논의 없이 5일 ‘뉴스브리핑’에서 다루기로 결정했다. 신중한 접근과 소극적 보도 사이 경계가 모호할 수 있으나 지금은 더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할 때다.

 

지난 6월 한 여론조사에서 SBS의 신뢰도는 3.1%, JTBC는 15배가 넘는 47.7%였다. 그리고 12월 같은 기관 조사에서 SBS는 소폭 상승해 4.8%, JTBC는 다소 줄었지만 42.9%로 여전히 격차가 컸다. 이 조사 결과를 맹신할 필요는 없겠으나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만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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