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보도편성위원회가 1월 8일 열렸다. 신임 보도본부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보도편성위에는 보도실무자 측에서 김규형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사무처장, 박세용 한국기자협회 SBS지회장, 이경원 부지회장, 심영구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이, 보도책임자 측에서는 심석태 보도본부장, 최원석 보도국장, 남상석 뉴미디어국장, 우상욱 뉴스혁신부장이 참석했다. 아래는 보도편성위 주요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안건1> 신임 본부장 취임 이후 한달 뉴스 평가 및 개편 방향  2> 기타 현안

 

심석태 보도본부장(이하 책임자):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는 뉴스, 쟁점이 있을 때 우리 뉴스 보면 어떤 게 문제인지 확인된 게 뭔지 알 수 있게 하자는 우리 뉴스가 지향하는 지점을 말씀 드렸다. 한달 반 정도 사이에 알게 모르게 변화해왔다. 과거에 비해 단락 지어 집중적으로, 현장성 있게 하는 것 진전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지만 부족한 인력 상황과 현실 감안해 차근차근 조율하고 고민하고 끌고 가야 한다고 본다.

최원석 보도국장(이하 책임자): 뉴스의 신뢰도, 영향력을 높이고 찾아오는 시청자를, 팬덤을 확보하자는 방향에 대해 구성원 누구도 이의 제기 안 할 것이다. 예전에 비해 소재 제한 없이, 성역 없이 보도하고 있고 단독·심층 기사 발제량도 늘고 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남상석 뉴미디어국장(이하 책임자):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우리 뉴스의 영향력·신뢰도 회복해 우위에 서는 게 우리 과제이자 SBS 전체의 과제이다. 뉴미디어의 영향력·확산력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니 보도와 뉴미디어가 유기적 결합해 가는 데 신경써 집중해야 할 것. 공급자 중심 시각에서 탈피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한 번 뉴스에서 다뤘다 해도 취재파일, 리포트플러스 등 통해 이슈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게 영향력·신뢰도의 키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책임자: 일 중심으로 가는 게 중요한데 우리 안의 불신 탓에 구성원들이 어떤 프레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공방위나 기협에서도 역할 해주면 좋겠다.

보도실무자(이하 실무자): 단기간에 하기 어려운 문제이고 일 중심으로 간다는 걸 사측에서 인사든 보상으로든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지난 한 달 뉴스 돌아보면 최근 노보 공방위 리포트에 담았듯 이슈 중심으로 가려 노력하고 성과를 낸 부분 보인다. 오늘 자리에서는 아쉬웠던 점 위주로 얘기하겠다.

실무자: 12월 27일 ‘위안부 합의’ 검증 보도에서 당시 정부 측 반론이 없었다. 같은날 JTBC는 박근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반론을 담았고 이에 대한 재반박 내용도 있었다. 같은날 보도인데도 상대적으로 심층성 강해 보였다. 당일 편집회의는 사과를 어떻게 할지에 집중했는데 결과물을 보면 필요한 사과를 했으나 ‘정부 발표 받아쓰기’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책임자: 2015년 말 ‘위안부 합의’ 보도에서 구성원들이 동의 못하는 부분 있었다고 본다. 이번 보도에서는 상식에서 벗어난 내용인지 아닌지 판단한 것이었다. 다만 윤병세 당시 장관의 반론이나 외교적 합의를 공개 발표하는 부분을 포함해 다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 전 장관이 당시 출입기자에게 보낸 메일을 놓쳤고 바쁜 와중에 연합 기사도 보지 못했다. 뉴스 임박한 시간에 이런 부분은 보완할 점 있다. 편집회의의 고민은 2015년 말 언론의 역할, 소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 수위와 워딩은… 그런 것들이 중심이었다.

실무자: 정부가 발표했다면 반박의 지점 찾을 필요가 있다. 당시 정부 입장을 말할 사람이 대부분 감옥에 가 있는 게 사실인데 윤병세 전 장관도 있고 임성남 차관도 당시 적극적으로 얘기했던 사람이다. 현장에서 하나하나 챙기기 힘든데 결국은 편집회의나 국장이 이 부분을 정교하게 봤어야 한다. 그게 앞으로 또 정권이 바뀌든 간에 우리가 정치적 오해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실무자: 일종의 원칙 문제로, 우리가 재작년 말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의 각종 특종 보도 등에서 상대 반론을 취재하기 힘든 사안이라는 이유로, 또 당시 잘 먹히는 보도들, 그런 흐름에서 상대측의 반론 취재라는 원칙을 간과한 게 꽤 있었다. 이번 위안부 합의 보도에서도 그랬다고 본다. 더 적극적으로 반론을 취재하고 담았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으로, 샤이니 종현 자살이 12월 18일 발생했는데 발생 보도 이후 19일 오후 편집회의에서 자살 보도 기준 강조하고 5뉴스 이후 다루지 않기로 결정했다. 논의 과정 치열했다는 점 고무적이었고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제천 화재 참사에서도 재해재난 보도원칙 강조한 부분은 달라진 보도본부의 모습으로 보인다.

아쉬웠던 건 19일 모닝와이드 ‘굿모닝연예’와 12시뉴스에서 자살 방법 관련한 내용이 일부 담겼다는 점이다. 방송 후 수정한 것으로 안다. 18일 저녁 보도에서 준수하고 19일 편집회의에서 자살 보도 기준 강조했는데 그 사이 뉴스에서 놓쳤다. 

책임자: 자살 방법을 보도에서 배제하는 건 새롭게 강조한 게 아니고 원래 적용하고 있는 원칙이다.

실무자: 자사 관련한 이슈에서 대응할 상황이 앞으로 더 생길 수 있다. 세월호 보도나 논두렁 시계, 이번 위안부 합의… 대응 원칙 같은 게 있을까?

책임자: 명백하게 잘못한 것들은 바로 잡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잘못한 게 나오면 적극 해명하고 필요하면 반성하거나 설명할 생각이다. 편집회의나 보도국장도 두려워하거나 거부 반응 없을 것이다.

실무자: 의지를 의심하는 건 전혀 없지만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는 사안 있을 것이다. 위안부 합의 바로 다음날 나온 통일부 TF 건도 당시 보도책임자들에게 일일이 확인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안이었다. 그런 사안 있을 때마다 ‘논두렁 진상조사위’ 같은 걸 만들 것인가. 사내에서 이런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책임자: 공방위에서 하면 어떨까.

실무자: 사측이 해야 할 일을 노측에 떠넘기는 것 같다. 사측에서 고민해주셨으면 한다.

혁신 TF 진행하고 있는데 개편 예정이나 그런 게 있나?

책임자: 8뉴스 혁신 TF의 경우엔 봄 개편 전에 결론낼 것이다. 뉴스 혁신과 관련해서는 뉴스가 충분히 변했다고 할 때까지 운영할 것이고 1년 내내 하게 된다. 전략이 짜이면 적용 가능한 것부터 한다.

실무자: 최근 MBC에서 인터뷰이 선정을 놓고 취재윤리 위반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하나?

책임자: 팩트체크 에디터를 중심으로 보도윤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차병준 선임기자가 위원장을 맡고 박수언 선임기자, 우상욱 뉴스혁신부장, 법무팀 변호사로 구성해 간사는 우상욱 부장이다. 취재윤리 관련한 의문이 제기되면 바로 질문하고 논의해서 일종의 권고안 제시하고 그러면 해당 부서와 부장이 판단하는 걸로 하겠다.

실무자: 선제적 대응을 한다는 건가?

책임자: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의문 있으면 물어보자는 것. 또 윤리규정 등을 정리해서 구성원들에게 수시 공지하고 각각의 규범을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 유권 해석 해주는 역할도 할 것이다.

책임자: 원래 팩트체크팀의 업무 중 하나이다. 처음 출범 당시부터 그 부분을 업무 영역에 넣자고 얘기해왔다.

실무자: 그 동안 관행적으로 해왔거나 간과했던 부분 간단히 얘기했으면 한다.

취재정보 게시판 문제…. 유출 문제로 캡처 방지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정작 취재정보가 정보 데이터베이스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부터 쌓였던 취재정보가 소중한 자산인데 지금은 유출 우려 때문에 취재정보에 올리지 않고 팀끼리만 공유하거나 개인 보관 위주. 내실 있는 수집 및 축적 기능을 못하고 있다. 문제 제기 차원이다.

책임자: 문제 의식 동의하나 방법이 문제. 현재 제한 걸어 올리는 것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정보유출 위험 감수하고 다 올리라 했다가 유출 사고 나면 어떻게 하나.

실무자: 당장 뾰족한 방법이 없더라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다.

다음은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 연합뉴스를 고쳐서 TV, 라디오용 기사로 쓰는데 각 부서 데스크와 부장이 일선 기자들에게 요구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현실적인 필요성은 있는데 연합뉴스 고쳐 쓰는 기사도 기자의 기명으로 꼭 나가야 하나?

책임자: 알바 안 쓰고 기자가 기사 쓰는 건 연합뉴스를 고치더라도 최소한 판단을 하는 것이다. 스트레이트도 기사이고 언론사로서 우리가 외부에 서비스하는 거다. 고민의 취지는 이해하나 기본 기사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또 리포트 위주로 생각해서 그런데 스트레이트 기사 쓰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야마 뽑고 기사 판단하고.. 가능하면 브리핑 듣거나 자료 받으면 바로 기사 써야 하는데 우리는 취재정보 써놓고 다른 일 하고 그런다. 그런 시스템 고치지 않는 한 대단히 어려운 일 아닐까. 중앙일보처럼 팀 하나 만들어서 스트레이트를 다 거기서만 쓰도록 하는 것도 문제 있고.

실무자: 어려운 문제이나 답을 찾아달라.

책임자: 고민하겠다.

실무자: 뉴스바, 계속 해야 할까?

책임자: 부장들 의견 물었더니 시청자 중에 뉴스바를 보면서 그날 뉴스를 정리하는 사람도 있다 하고 이슈 중심으로 가면 뉴스바가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는 의견, 영향력의 일부라는 주장도 의외로 나왔다.

실무자: 뉴스바로 처리해, 뉴스바 한 줄 넣어줘.. 이런 게 지금 미디어 환경에서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폐지 포함해 검토해달라.

모닝와이드 ‘이시각세계’… 필요성은 별도로 하더라도 외신 2진 야근자의 전담 업무로 돼 있는데 문제 있다.

책임자: 국제부 야근 시스템 바꿔보려고 논의하고 있다.

실무자: 최근 주말 큐시트 관련해 시청률이 잘 안 나오니까 사건사고를 많이 넣거나 심층 분석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

책임자: 시청률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사건사고 많이 심어서 설사 시청률 약간 오른다고 해도 사상누각에 불과하고 뉴스 이미지만 안 좋아진다. 결국은 힘 있는 아이템 있어야 하는 것. 그것도 국장 책임이다. 노력하겠다.

실무자: 보도편성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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