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태영건설에게 SBS는 탐욕의 먹잇감이었다.

- CEO 이재규 부회장 가족회사 일감 몰아주기로 거액 챙긴데 이어 태영건설 임원까지 비리행위

- 윤세영-윤석민 회장 측근들, SBS 뒷마당에서 잇단 범죄 비리 혐의…윤석민 묵인, 방조 없이 불가능

 

요청도 없는데 채용된 낙하산 B씨

  지난 2016년 9월 SBS 콘텐츠허브 총무팀에 난데없이 기간제 비정규직 사원 B씨가 입사했다. 해당 팀 직원들은 어리둥절했다. 인력충원이나 추가채용을 요청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SBS 안팎엔 낙하산처럼 내리 꽂힌 B씨가 태영건설 유력 임원의 자녀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따라 다녔다.

입사 1년만에 정규직으로…초고속 신분 전환

  B씨는 입사 석 달 만에 국내 사업팀으로 전환배치 됐다가 입사 1년을 갓 넘긴 2018년 1월 1일 11명의 기간제 사원 중에 유일하게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비정규직 입사 1년 여 만에 초고속으로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자, 무슨 뒷배가 이렇게 세냐는 뒷말이 무성하게 나돌았다.

풍문은 그저 풍문이 아니었다.

B씨의 부친은 태영건설 A 전무

확인결과,

  이 직원의 부친은 태영건설 윤세영 명예 회장과 윤석민 회장의 측근이자 태영에서 33년간 일해온 A 전무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전무는 현재 태영건설 이사로 윤석민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적절한 채용특혜 과정에도 윤석민 회장의 지원과 묵인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태영건설 CEO인 이재규 부회장은 부인 명의 회사를 만들어 SBS 하청을 독점해 거액을 뒤로 챙기고, 측근인 A 전무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 구성원들과 노동조합의 감시가 미치지 못하던 콘텐츠허브에 뻔뻔하게 자녀를 부정 취업시킨 것이다.

이런 내용은 2018년 콘텐츠허브 특별감사를 통해 더욱 적나라하게 확인됐다.

특혜로 점철된 B씨의 입사 절차

  채용 과정 전체는 특혜로 점철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팀이 B씨 본인과 콘텐츠허브 관련 임직원을 조사한 결과, B씨가 처음 입사한 콘텐츠허브 총무팀은 HR팀 등 관련 부서에 인력 충원을 요청한 사실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기간제 비정규직 사원 채용 과정도 채용 직무 등을 채용 관련 사이트에 공지하고 지원 접수를 받는 일반적 절차를 아무것도 거치지 않은 채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의 특혜 부정취업은 아버지 A 전무가 윤석민 회장의 측근이자, SBS 미디어그룹의 지배주주인 태영건설의 유력임원이 아니었다면 벌어질 수 없는 비상식적 행위였던 것이다.

“SBS로 밀어 넣으려다 직원 반발 우려해 콘텐츠허브로 입사시켜”

  또한 당시 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이었던 윤석민 회장이 이런 측근 자녀의 특혜 부정취업을 또 다른 자신의 오른팔인 유종연 당시 콘텐츠허브 사장에게 도와주도록 지시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당시 정황을 잘 아는 사내 모 인사는 “B씨를 원래 SBS로 밀어 넣으려 했으나, 노동조합 등 사내 구성원들의 감시와 문제제기를 우려해 윤석민 회장이 직접 관할했던 콘텐츠허브로 입사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감사 보고서는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기간제 직원 채용의 경우에도 채용방식을 명확히 하여야 채용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는 바, 이 사안은 업무 수행능력 여부를 떠나 절차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례임. 특히, 계열회사 임직원 자녀를 채용하는 경우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그 절차에 더욱 공정성을 기하여야 함”

“~ 또한 전형을 마치고 채용 대상자가 결정되면 대표이사는 최종 승인 이전, 채용관련 외부 청탁 여부를 포함하여 채용대상자가 사규상 명시된 결격사유에 해당됨이 없는지 확인해야 함”

  B씨는 특별감사를 통해 특혜 부정취업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해 3월 사표를 내고 콘텐츠허브에서 퇴사했다.

  가족을 동원해 SBS 하청을 독점하는 회사를 세워 거액을 챙긴 태영건설 CEO의 행각에 이어, 대주주의 영향력을 내세워 자녀를 SBS의 콘텐츠 판매를 담당하는 계열회사에 부정 취업시킨 태영건설 현직 임원의 사례만 봐도 태영건설이 과연 막중한 공적 책무를 이행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의 지배주주로 자격이 있는지 의심케 한다.

최악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눈물이 보이지 않는가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 잠을 아껴가며 성실하게 미래를 준비해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수많은 청년들의 간절한 눈물과 꿈을 우리는 SBS 전파를 통해 수도 없이 알리고 또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촉구해 왔다. .

  SBS의 구성원들이 이렇게 하루하루 보다 나은 사회, 보다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콘텐츠에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사이, SBS 뒷마당에서 태영건설 최고 경영진들이 벌인 범법, 비리 행위들은 그 자체로 SBS 디스카운트를 초래하고, 사회적 비난을 가중시키는 핵심적 위협 요인이다.

부정채용·취업특혜·고용세습..국민과 시청자 앞에 얼굴을 들 수 있나

  SBS를 포함한 국내 주요언론들은 그 동안 김성태 의원 딸의 KT 특혜 채용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김 의원의 딸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부정 채용 과정에 관여한 KT 인사담당 임원은 구속기소 됐다. 그런데 국민의 언론으로서 공적 책무를 다해야 할 지상파 방송 SBS의 대주주와 그 계열사가 부정 채용과 취업특혜, 고용세습에 해당하는 이런 파렴치한 일을 벌여놓고 어떻게 떳떳하게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우리는 또 묻는다.

이러고도 태영건설이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지상파 방송 SBS의 지배주주로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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