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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사태, 회사 담벼락을 넘어 공정사회를 위한 방송개혁-재벌개혁 투쟁으로

기사승인 2019.05.22  10: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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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변 기고문 및 참여연대 인터뷰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경영진에 의한 독립 경영 체제 파괴와 노사합의 파기로 촉발된 SBS 사태는 이제 점점 그 본질이 명확해 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촛불시민혁명의 열기와 SBS 구성원의 울분에 놀라 잠시 움츠렸던 건설자본 태영건설이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수구 부패 세력의 준동에 힘입어 SBS를 재장악해 사유화하고 윤석민 회장의 헛된 욕망을 관철하는 도구로 만들기 위해 음험한 선공에 나섰으나, 이에 대해 SBS 노동조합원과 언론노조는 물론 한국사회 민주화와 재벌개혁, 언론개혁의 선두에서 싸워왔던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까지 결합해 SBS 방송독립은 물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강력한 연대투쟁의 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이제 SBS 사태는 SBS 담벼락을 넘어 보다 공정한 사회, 보다 투명한 기업, 보다 건강한 방송을 위한 재벌 개혁과 방송 개혁 차원의 범 사회적 투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21일 후니드를 통한 SK와 태영건설, SBS 일감 몰아주기 범죄 혐의에 대한 공동고발에 나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로부터 왜 윤석민 회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는지 추가로 설명을 들어봤다.  

 

<기고문> 왜 일감몰아주기는 ‘범죄’인가

 

 

김종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 

 

 

‘일감몰아주기’란 말 그대로 한 명한테 거래를 몰아주는 거다. 그런데 이게 왜 부당한 거래일까. 왜 심지어 범죄로 규정하였을까?

  당신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다. 능력도 좋다. 인정받는 당신한테 일이 몰린다. 밤샘 근무에 지친 당신은 코피를 쏟으며 외칠거다. “왜 월급은 똑같은데 나한테만 일을 시키냔 말이다!!!”

  그런데 ‘월급은 일의 양에 비례한다’고 비틀어보자. 당신은 일을 너무 잘해서 일감을 몰아 받았고 동료보다 2배 많은 월급을 받았다.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주어지는 합당한 인센티브일 것이다.

  또 ‘일감이 없어 일을 못한 동료들은 월급을 거의 못 받았다’고 또 살짝 비틀어보자. 당신은 동료들을 비웃을 지도 모른다. “그러게 평소에 일을 좀 잘하지 그랬어. 사람이 능력이 있어야 돈을 버는거지, 능력 없는 것들이 꼭 자기 능력 부족은 인정 안하고 떼를 써요. ㅉㅉㅉ”

  하지만 ‘당신에게 일감을 몰아준 이유는, 사실 당신에게 출중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당신이 사장님 자식이기 때문이었다’고 비틀어보자. 그래도 당신은 변명할 수 있다. “비록 내가 사장 자식이지만, 나는 나한테 온 그 많은 일들을 다 했어!” 하지만 아무리 이렇게 변명해도 일감이 없어 월급이 쪼그라든 동료들의 차가운 시선은 거두어지지 않는다. 이제 당신은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정유라처럼 핏줄도 능력이라고 말할텐가?

  헌법재판소는 부당내부거래가 초래하는 폐해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다. (2001헌가25 결정)

첫째, 퇴출되어야 할 효율성이 낮은 부실기업이나 한계기업을 계열회사의 형태로 존속케 함으로써 당해 시장에서 경쟁자인 독립기업을 부당하게 배제하거나 잠재적 경쟁자의 신규 시장진입을 억제함으로써 시장의 기능을 저해한다.

둘째, 계열회사간에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부당내부거래는 독과점적 이윤을 상호간에 창출시키게 되고, 그 결과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회사들의 독점력을 강화함으로써 경제력 집중의 폐해를 야기한다.

셋째, 부당내부거래는 우량 계열기업의 핵심역량이 부실 계열기업으로 분산·유출되어 우량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됨에 따라 기업집단 전체가 동반 부실화할 위험을 초래한다.

넷째, 부당내부거래는 또한 기업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주주, 특히 소액주주와 채권자 등의 이익을 침해하게 된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윤석민 회장은, 경쟁사업자인 독립 방송제작 기업들을 부당하게 배제하거나 잠재적 방송 제작 기업들의 신규 시장 진입을 억제함으로써 방송시장의 기능을 저해하였고, 지속적인 부당내부거래로 SBS의 이윤을 후니드로 이전시켜 SBS의 역량을 약화시켰으며 SBS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노동자와 SBS 채권자들의 이익을 침해하였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딱 들어맞는다.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만이 범죄가 아니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것도 범죄다. 어쩌면 더 큰 범죄일지도 모른다. 자기 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총수일가가 그 정도는 해먹을 수 있지”라고 너그럽게 봐주다 보면, 시나브로 총수일가가 다 해먹는 세상이 온다. 그건 막아야 한다.

 

<지면 인터뷰> 김경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후니드 관련 고발에 참여연대가 함께 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무엇인가?

 

▷김경률 집행위원장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에 따르면 윤석민 회장은 태영매니지먼트(이후 후니드로 변경)를 만들어 시설관리, 급식 및 방송제작 등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난다. SBS 본사의 사업기회로서 발생하는 이익이 본사 노동자를 비롯한 본사의 이해 관계자들에 돌아가거나 향유되지 못하고 고스란히 대주주 일가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후니드라는 회사는 영업이익이 5%라고 해서 실감을 못할 수도 있겠지만 자본금이 불과 10억 짜리 회사다. 자본금 10억짜리 회사가 연간 매출 2,000억원을 일으키고 영업이익을 매년 백 억 원 안팎으로 안정적으로 내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이다. 공공성, 공익성이 우선 돼야 할 지상파 방송이 이처럼 사익 편취의 운동장이 될 수 있는지 비참함 마저 느꼈다.

- 후니드 사례를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한 신종수법이라고 규정했다. 어떤 의미인가?

▷김경률 집행위원장 : 재벌들의 일감 몰아주기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법과 제도가 가만히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상법에 회사의 기회 및 자산의 유용금지 규정이 있다. 또 공정거래법상 ‘특수 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 금지규정’이 있고 상증세법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가 있다. 즉 일감몰아주기를 비롯한 터널링 행위에 대해 상법, 공정거래법 그리고 상증세법까지 이미 3개의 법률이 규제를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5월 9일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은 이와 같은 편법 행위에 대한 규제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규제가 곧 뜀틀’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과거 규제 대상기업들이 규제를 회피키 위한 편법으로 대개 보유지분을 줄이기 위한 간접 보유지분 확대, 계열사간 합병의 사례를 이용했다. 그러나 전혀 이질적인 기업일지라도 규제를 무력화 하고자 하는 이해관계가 동일하다면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 있음을 후니드와 태영매니지먼트의 합병이 보여준 것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과 더불어 태영 매니지먼트와 후니드 간에 합병이 이뤄졌다. 그 이후에 일련의 지분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법망을 교묘하게 무력화시켰고, 오히려 사익 편취의 길을 더 강화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suwon@sbs.co.kr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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