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SBS 모닝와이드 취재진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에 대한 취재는 정당했다. 그는 대북 전단 살포 중심에 있던 인물이었다.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어떤 언론 윤리도 위반하지 않았다. 대중에게 공개된 법인 등기상 주소로 찾아갔고, 취재 목적도 미리 밝혔다.

하지만, 박 대표는 취재진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폭력부터 휘둘렀다. 취재진을 향해 주먹질을 하고,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벽돌을 던지기까지 했다. 현장에는 4명의 취재진이 있었지만 영문을 물을 시간 조차 없었다. 그 과정은 고스란히 취재진의 카메라에 담겼다. 뇌진탕 증세를 보인 취재진도 있었다. 그날 충격에 심리 치료도 필요할 정도였다.

언론 노동자를 향한 폭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SBS 기자가 공공장소에서 일면식도 없던 한 남성에게 협박을 당했다. 이 남성은 피해 기자의 특정 보도를 언급하며 폭언을 퍼부었다. 목격한 시민들이 가해자를 막아설 정도였다. 피해 기자는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누구든 언론사와 언론 노동자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 건강한 비판은 저널리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하지만, 취재진을 향한 폭언과 협박, 폭력은 별개 문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머리채를 잡아 끌고, 벽돌까지 던지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취재가 가능하겠는가. '정당한' 취재 여건이 보장되지 않으면 '정당한' 보도는 나올 수 없다. 이는 명백한 국민의 알 권리 침해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다. 박 대표에 대한 수사기관의 엄중한 조사, 합당한 처벌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측에도 촉구한다. 회사를 위해, 공익을 위해 복무하는 직원들이 반복되는 폭력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일하고 있는데, 왜 아무 대책이 없는가.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문 하나 공표하지 않았다. 그 위험 부담도 고스란히 직원들 몫이란 말인가. 회사는 직원을 위험에서 보호할 의무가 있다. 사측은 직원들이 안전한 여건에서 취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당장 내놔야 할 것이다. 끝.

2020년 6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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